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6일 만에 누적 관객 수 800만 명을 넘어서며 멈출 줄 모르는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주말과 삼일절 대체휴일이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극장가에 관객이 쏟아지며 2026년 첫 '천만 영화'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배급사 쇼박스 집계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는 3월 1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800만 6천여 명을 기록했다. 특히 연휴 전날 하루 동안에만 65만 5천 명 이상의 관객을 쓸어 담으며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경쟁작 없는 독주 체제를 굳혔다.
이 작품의 흥행 비결은 비운의 역사로만 기억되던 단종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데 있다. 강원도 영월 유배지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낸 조선 6대 왕 단종을 비극의 주인공이 아닌, 마을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그려내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권력 암투가 아닌 민초의 시선에서 바라본 단종의 삶은 전 세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극 중 단종과 광천골 주민들이 쌓아가는 신뢰와 연대는 영화를 지탱하는 핵심 정서다. 신분의 벽을 허물고 함께 밥상을 나누는 장면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백성을 지키려는 단종의 결기와, 권력의 서슬 퍼런 위협 속에서도 신의를 잃지 않는 엄흥도의 서사는 현대 사회가 갈구하는 진정한 리더십과 인간애를 투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 또한 흥행의 기폭제가 됐다. 단종 역을 완벽히 소화한 박지훈, 충직한 엄흥도 역의 유해진, 그리고 한명회로 분한 유지태의 밀도 높은 연기는 극의 몰입감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실제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와 장릉 방문객이 급증하고, 원작 소설 '단종애사'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스크린을 넘어선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800만 돌파 소식에 장항준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벅찬 소감을 전했다. 장 감독은 "제작진과 배우 모두 상상조차 못 했던 숫자"라며 "하루하루 기적 같은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지훈과 유해진 또한 관객들에게 공을 돌렸으며, 유지태는 "인생에서 800만 영화를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우로서 큰 영광"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극장가의 불황을 뚫고 800만 고지를 점령한 '왕과 사는 남자'가 이번 연휴를 기폭제 삼아 900만을 넘어 꿈의 숫자 '천만 관객'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