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종의 마지막 여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 고지를 밟으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배급사 쇼박스는 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국내 개봉작 중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이자, 극장가 불황 속에서 2년 만에 탄생한 값진 기록이다.
지난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 4' 이후 한동안 천만 영화가 부재했던 국내 극장가에 이번 흥행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특히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 기간 동안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단위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박스오피스를 독주한 것이 결정적인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영화는 폐위되어 강원도 영월로 유배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내는 생의 마지막 시기를 다룬다. 유배자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책무를 맡은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가 어린 단종과 신분을 초월해 교감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주연을 맡은 유해진과 박지훈의 압도적인 열연은 물론, 한명회 역의 유지태와 궁녀 매화 역의 전미도 등 조연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서사가 전 연령층의 공감을 얻으며 입소문을 탄 것이 장기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사극 장르로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기록은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돌파 속도는 개봉 31일 만으로, '광해'나 '왕의 남자'보다 앞선 빠른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라 기쁘면서도 조심스럽다"며 "축하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한국 사극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왕과 사는 남자'가 앞으로 써 내려갈 최종 흥행 스코어에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