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나래가 자신을 둘러싼 '매니저 갑질'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활동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다만,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불법 의료 행위 등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 채, 출연 중이던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나래는 당초 7일 2차 공식 입장 발표를 예고했으나 하루 늦은 8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1월 초 가족처럼 지냈던 매니저 두 분이 갑작스레 퇴사를 했고, 최근까지 당사자들과 얘기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이게 되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에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매니저 논란에 대해서만 입장을 표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박나래는 "저는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했다"며 사실상 자숙을 선언하고 입장문을 끝맺었다. 이 14줄 분량의 입장문에서는 매니저 관련 언급 외에 불법 의료 행위, 대리 처방, 1인 기획사 미등록 등 다른 의혹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박나래가 매니저 논란 외 다른 의혹에 대해 침묵하는 가운데, 불법 의료 행위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박나래는 12월 6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오피스텔, 해외 촬영장 등에서 의사 면허가 없는 일명 '주사 이모' A 씨에게 주사 시술을 받고 항우울제 등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박나래 소속사 앤파크는 12월 6일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 수액 주사를 맞았다"며 왕진을 받은 것일 뿐 불법 의료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12월 8일 A 씨에 대해 "국내 의사 면허 소지자가 아니다"라고 공식 확인하며 "해당 행위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A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2~13년 전 내몽고에서 공부했고,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최연소 교수까지 역임했다"고 주장했으나,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 처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사 당국에 "불법 행위가 확인된 당사자는 물론 유통에 가담한 공급책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 역시 박나래에게 의료 행위를 한 '주사 이모'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박나래의 활동 중단 선언에 따라 출연 중이던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은 잇따라 하차를 공식화했다. MBC '나 혼자 산다' (나혼산) 제작진은 "사안의 엄중함과 박나래의 활동 중단 의사를 고려해 제작진은 박나래의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tvN '놀라운 토요일' 제작진도 "박나래의 방송 중단 의사를 존중한다. 이후 진행되는 녹화부터 함께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편,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는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예고 및 부동산 가압류 신청까지 당했으며, 1인 기획사 미등록 의혹과 불법 의료 행위 등 복합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