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그림 1.5억' 판매자, 송민호 작품도 중고거래 등장

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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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취지 무색해진 아트테이너 작품 리셀 논란. 기안84에 이어 송민호 판화까지 수백만 원에 등장하며 예술품 투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기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미술 작품을 1억 5천만 원에 중고 매물로 올려 논란을 빚었던 판매자가 이번에는 그룹 위너 송민호의 작품을 등록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판매자 A씨가 송민호의 판화 작품 '내가 그린 기린 그림1'을 475만 1,111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판매자 설명에 따르면 해당 매물은 아크릴 액자 처리가 완료된 판화다. 아크릴 케이스를 포함한 규격은 가로 63cm, 세로 51cm에 이른다. 이 작품은 송민호가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진행한 첫 개인전 '생킹 유(Thanking You)'에서 선보였던 연작 시리즈 중 하나다.

예술적 가치인가 스타 프리미엄인가... 아트테이너 작품의 명암

송민호의 '내가 그린 기린 그림' 시리즈는 작가의 내면적 세계관을 투영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기린의 신체 일부만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독특한 구도가 특징이다. 송민호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의 야망과 욕심,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높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작품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아이돌 가수를 넘어 미술계로 영역을 확장한 이른바 '아트테이너'들의 작품이 중고 거래 시장에 고가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매물은 원화가 아닌 판화 형태임에도 수백만 원대의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스타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 취지 퇴색시킨 과도한 리셀... 상술로 전락한 예술품

판매자 A씨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앞서 불거진 기안84 작품 고가 판매 논란 때문이다. A씨는 2022년 기안84의 첫 개인전 '풀소유'에서 공개된 '별이 빛나는 청담'을 1억 5천만 원에 매물로 올렸다. 당시 기안84는 전시 수익금 8,700만 원 전액을 아동복지협회에 기부하며 선행을 실천했다.

그러나 A씨가 제시한 1억 5천만 원은 기안84의 전체 전시 수익금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원가 대비 수십 배 부풀려진 가격표에 누리꾼들은 "기부라는 선한 취지를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개인 소장품의 가격 책정은 판매자의 고유 권한"이라는 의견도 제기되며 논쟁이 일었다.

게시물 삭제에도 식지 않는 논란... 송민호 사법 리스크까지 겹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A씨는 기안84의 작품 판매 글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하지만 곧바로 송민호의 작품을 올리며 유명인의 인지도를 활용한 '그림 재테크'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예술 작품이 순수한 감상의 목적을 잃고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미술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한편, 원작자인 송민호는 현재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이던 그는 출근 기록 조작 등 복무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작가로서 구축해 온 예술적 성취와 별개로, 개인의 일탈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며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한층 차가워진 상태다.

연예인의 미술 활동은 대중문화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으나, 이를 둘러싼 상업적 논란과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 기안84와 송민호의 작품이 중고 시장에서 투기성 매물로 전락한 작금의 사태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건강한 미술 시장 조성을 위해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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